IV 작품연구

1. 작품내용

장신구(裝身具)란 신체의 일부에 직접 쓰거나 걸거나 끼는 장식품과, 의복의 장식을 위해 붙이거나 매거나 늘어뜨리는 소품을 지칭하며 그 외 모든 장식 목적에 필요한 소구(小具)까지를 포함한다.

신체를 장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서 시작되어 종족과 신분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현대 장신구의 개념은 인간의 인지 발달과 개성을 강조하는 장신구로 활용범위가 확대되어 제작자와 착용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장신구는 인간과 가장 밀접하고도 친근한 예술작품의 한 장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자는 한국 고건축 이미지를 금속 장신구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36점의 장신구를 제작하였다.

주로 한국 고건축의 지붕 곡선과 꽃창살의 사방연속 문양을 응용하였는데 지붕의 곡선은 자연과의 조화를 최대의 관건으로 삼았기에 곡선의 유려함과 자연스러운 선의 표현을 강조하였고 꽃창살 또한 연속적 무늬를 통해 반복되는 미감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연을 존중하고 순응하는 소박한 한국적 정서와 미감을 비기하학-비정형 형태로 단순화시키거나 변형하는 과정을 거쳐 재구성하였다. 창살무늬가 가지는 반복된 선은 사방 연속무늬로 표현하였다. 일정한 규칙을 갖추고 무늬와 무늬 사이에 또다른 형태의 공간을 형성하도록 구성하여 한국적인 선을 현대적인 간결한 선으로 다듬어 나갔다.

 

2. 작품 제작의 기법 및 전개

첫째, 모든 장신구는 대부분 0.6 mm 두께의 정은판에 기와지붕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로울 프린팅(Roll printing)을 하였다.

둘째, 0.8 mm 두께의 순은판에 돋을새김(Chasing)을 하여 지붕을 형상화하였다.

셋째, 수막새 문양은 정은판을 유압 프레스(Hydraulic press)로 반구 형태를 성형한 후 꽃문양을 투각하여 장식하였다.

넷째, 꽃창살 무늬의 반복된 형태를 응용하기 위해 정밀주조 기법 중 로스트 왁스 캐스팅(Lost wax Casting)기법을 사용하였다.

다섯째, 꽃담의 문양은 철판에 입사기법으로 시문하였다.

여섯째, 자연스러운 색채를 표현하기 위하여 황화칼륨, 니이로(煮色), 질산동, 녹청(綠靑) 착색을 하였다.

[작품 1]

제목 : 배흘림 기둥에 핀 꽃

재료 : 정은, 철, 금도금

크기 : 60×53×15 (m/m)

한옥의 구성요소 가운데 배흘림기둥의 형태를 응용하여 제작하였다. 기둥의 표면은 정은에 로울 프린팅(Roll printing)으로 단청무늬를 냈고 기둥의 양편으로 한옥의 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직선과 점선무늬를 입사기법으로 장식하였다. 프린팅된 단청무늬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꽃창살의 꽃무늬를 금도금하여 장식하였다.

[작품 2]

제목 : 주인없는 전각

재료 : 정은, 금부

크기 : 60×65×6 (m/m)

한국 건축에 있어서 공포(噶包)가 차지하는 시각적 비중은 몹시 크다. 이 작품은 기둥과 지붕 사이의 받침인 공포가 보여주는 입면상의 강한 구조미를 응용하여 제작하였다. 육중한 지붕을 떠받치는 공포의 강한 인상과 수직의 기와지붕을 조화시키고 수막새로 장식하였다. 공포대와 수막새 모양은 정은을 유압프레스(Hydraulic press)로 성형하여 공포대에는 꽃담무늬를 , 수막새에는 꽃무늬를 투각하였다. 이 세가지 건축요소를 입체적으로 구성하였다.

[작품 3]

제목 : 꽃새김 난간 I·II

재료 : 정은, 철, 금도금

크기 : 90×70×7, 100×70×7 (m/m)

한국 건축은 선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유연한 처마선과 용마루선, 창호의 살짜임새가 이루는 선이 조화됨으로써 통일성을 갖게 된다.

이 작품은 이러한 요소들이 대립되면서 조화되고, 나아가 세부적으로 형성되는 조형성을 강조했다. 꽃새김 난간 I 은 빗꽃살은 구름무늬선 안에 살짜임하여 금색으로 장식했고, 난간부분은 철판에 은입사를 하여 표현하였다. 은판에 로울 프린팅으로 꽃문양을 새기고 꽃창살의 꽃문을 단위문양으로 구성하여 장식하였다. 꽃새김 난간 II 는 사모지붕을 정은판으로 성형하고 기둥의 단청문양을 철판에 입사기법으로 새겨 장식하였다.

[작품 4]

제목 : 사랑채에 핀 꽃

재료 : 정은, 철, 금도금

크기 : 80×60×10 (m/m)

 

한옥에는 사랑채라는 담백한 맛을 즐기는 우리의 마음이 잘 표현된 조형 공간이 있다. 이 사랑채에 올린 기와지붕과 툇마루에 보편적으로 설치된 난간을 단순하게 배치하고 꽃장식을 가미했다. 기와지붕은 遁 자로 앉히고, 투각한 난간을 낮게 중앙에 묻히게 했다. 그 윗부분에 꽃담의 곡선무늬를 철판에 입사하여 얹었다.

[작품 5]

제목 : 후원의 뜰 I·II

재료 : 정은, 철, 금도금

크기 : 55×60×10, 63×75×12 (m/m)

한국의 건축은 자연과 융합하려 한다. 작은 냇물이 흐르고 완만한 작은 구릉이 소박한 성격을 보여준다. 뒷마당에는 잔디를 깔지 않고 처마에는 막새기와로 처리하여 낙수(落水)의 여음(餘音)이 내부 공간에 투영되게 하며, 뜰의 바람 소리, 새 소리, 앞냇가의 물소리를 모두 내부공간에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자연과 조화된 뜰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기와 지붕의 衁자 구조에 시내가 흐르는 모습을 중심으로 후원의 뜰 I 은 구름과 빗살문의 조화를 첨가했고, 후원의 뜰 II 는 시내의 모양과 빗살문을 어우러지게 하고 수막새 장식과 꽃담의 직선무늬를 입사기법으로 마무리하였다.

[작품 6]

제목 : 처마에 걸린 꽃창살 I·II

재료 : 정은, 철, 금도금, 수지상감

크기 : 80×50×10, 65×60×10 (m/m)

한국 건축에서 기와 지붕의 용마루선은 용마루 양끝이 들리고 중앙이 휘어져 유연한 곡선을 이루며, 처마선은 용마루선과 조화되면서 육중한 지붕면을 경쾌하게 보이도록 한다. 이런 유연한 선과 꽃담, 꽃창살, 수막새 등을 조화시켰다. 지붕의 기왓골을 표현하기 위하여 세부적으로 형성되는 많은 선들을 로울 프린팅기법으로 형상화시켰고 지붕면에 볼륨을 실어 무게감을 주었다. 꽃담은 수지상감기법으로 에폭시에 흑단가루를 섞어 흙의 질감을 주고 무늬는 은판을 잘라 넣어 제작하였다. 그 위에 금박을 붙여 흙의 질감을 살렸다. 지붕선 밑의 꽃창살은 구름무늬틀에 빗살문의 창살을 짜 넣은 후 금도금으로 색을 내었다. 수막새는 유압 프레스로 정은을 반원으로 성형한 후 투각하여 무늬를 내었다.

[작품 7]

제목 : 담장을 뚫고 근정전으로

재료 : 정은, 도편, 금부

크기 : 63×63×7 (m/m)

경회루를 쁹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회랑의 두 칸을 헐어내고 사람들을 다니게 했다. 근정전은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건축물이다. 그렇지만 한번 허물이진 유적은 복원된다 하더라도 이미 생명을 잃은 거나 다름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작품은 회랑의 벽이 어찌 됐든 위용을 자랑하는 근정전을 형상화하였다. 하늘을 향해 가볍게 반전하는 근정전 처마 곡선을 체이싱기법으로 성형한 후 지붕의 일부분을 투각하여 높낮이의 변화를 주어 답답함을 피하고 금부로 화려한 위용을 표현하였다. 담장은 두칸만 둘러 상징화시키고 담장 위로 가지를 뻗친 소나무를 도편으로 형상화하였다.

[작품 8]

제목 : 용마루에 담긴 표정들 I-V

재료 : 정은, 도편, 색박(色箔)

크기 : 50×40×3, 55×45×4, 80×55×6,

60×65×7, 60×85×7 (m/m)

조화가 향내를 발하지 못하듯 뿌리 없는 문화는 개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옛 건축에 담긴 한국인의 미의식을 현대 장신구에 형상화해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했다. 한국인은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소박한 심성을 갖고 있다. '자연의 일부' 이기를 바라는 한국인의 미의식은 건축물에도 숨겨져 있다. 한옥 기와의 지붕선은 배경이 되는 산의 형상을 닮아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선과 인간이 만든 지붕선이 만나 서로 융화되어 조형적 결과를 낳는다. 또 衁. 鑁. 튼鑁. ꁁ 자로 배치된 가옥 구조는 비워둠으로 생기는 여백의 미가 잘 드러나 있다.

순은을 돋을새김(chasing)기법으로 각각의 지붕모양을 성형하였다. 지붕선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일부분을 투각하여 요철을 만들어 주었다. 한국적인 오색의 박(箔)을 기와지붕에 붙여 차별화시키고 도편(陶片)으로 지붕에 걸린 소나무를 형상화 시켰다.




[작품 9]

제목 : 꽃기와

재료 : 정은, 동

크기 : 60×60×10 (m/m)

한국의 건축은 자연과 융합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연과 격리되지 않으려고 하는 우리 의식은 담장 밑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과 사계(四季)가 분명한 정원의 가을이면 단풍들고, 겨울이면 힘찬 가지에 하얀 눈꽃이 핀 그런 모습을 늘 가까이에 두었다. 이 작품도 지붕 밑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들꽃을 담아내고 싶었다. 동판으로 지붕을 성형한 후 구름 무늬를 띄워주고 전면 기와에 꽃살무늬를 투각하였다. 지붕 끝에 수막새를 은판으로 로울 프린팅하여 지붕선을 마감하였고 꽃살창의 꽃문을 주물로 성형하여 장식하였다.

[작품 10]

제목 : 청기와 I·II

재료 : 정은, 동

크기 : 60×55×10, 45×60×7 (m/m)

자연을 닮으려고 한 우리 민족은 일상 생활 속에서 기후의 변화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은 빛이라도 심리적으로 달리 지각되는 하늘빛을 숭상하였다. 이 작품은 하늘빛을 닮은 푸른 기와를 형상화하였다. 청기와 I 은 푸른 기와지붕 위에 구름선을 두른 꽃창살의 단위문양을 얹었고 청기와 II 는 창에 비친 살짜임을 투각하여 판에 무늬를 만들고 그 위에 하늘빛 기와지붕을 얹었다. 지붕위에는 꽃문의 단위문양을 붙여 장식하였다.

[작품 11]

제목 : 연지의 누각

재료 : 정은, 동

크기 : 55×65×5 (m/m)

집안이나 집터 밖, 넓은 뜰에는 연못을 파고 정자(亭子)나 누(樓)를 건축한다. 음양오행(陰陽五行)에 있어 하늘은 둥글며 양(陽)이고, 땅은 네모난 것으로 음(陰)이기 때문에, 연못은 네모로 파고 연꽃(蓮)을 심어 마무리하였다. 이 작품은 누각지붕을 녹청착색하여 색을 내고 연못에 비친 꽃창살은 투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물위에 꽃 주물의 단위문양을 띄워 장식하였다.

[작품 12]

제목 : 빛바랜 상량정 I·II

재료 : 정은, 동, 도편(陶片)

크기 : 65×50×6, 60×75×5 (m/m)

창덕궁 낙선재 뒤뜰, 그 문을 나서면 우수에 깃든 상량정의 자태가 저만치에 나타난다. 잡초인지 잔디인지 모를 어지러운 풀밭에 퇴락한 정자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이 작품은 인적이 사라진 이 한적하고 쓸쓸한 상량정을 형상화하였다. 고궁에서 이 곳처럼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무늬를 집중적으로 베푼 곳은 드물다. 정자 천장의 문양을 투각으로 표현하고 창틀 사이로 스며든 은은한 빛에 비친 꽃창살을 주물로 장식하였다. 동으로 지붕을 성형하고 붉게 착색하여 화려한 멋을 자랑하던 정자를 추억하였고 퇴락한 정자의 모습을 질산동 착색으로 보여 주었다. 꽃문양의 연결고리로 도편을 붙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작품 13]

제목 : 용마루에 담긴 꽃 I·II

재료 : 정은, 도편(陶片), 동

크기 : 65×55×7, 55×50×5 (m/m)

경회루는 연회하고 휴식하는 공간으로 연지에서 뱃놀이를 즐길 때면 비단으로 만든 연꽃을 띄우고 즐겼다고 한다. 경회루의 지붕은 물에 비치고 꽃들은 탐스럽게 띄워져 있어 마치 지붕 위 용마루에 꽃이 담긴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 작품은 이러한 광경을 형상화하였다. 지붕형태는 동을 체이싱기법으로 성형하고 꽃창살 무늬를 투각하여 지붕 안에 앉혔다. 무거워 보이는 지붕을 화려한 붉은 색으로 표현하기 위해 니이로(煮色) 착색을 했고 부분적으로 뚫어주어 시원하게 표현하였다. 작품 I 은 도편으로 꽃장식을 했고, 작품 II 는 꽃창살 무늬를 주물로 살짜임하고 지붕을 뚫어 전체적으로 탁 트이게 하고 일부분만 동으로 표현하여 구름무늬로 장식하였다.

[작품 14]

제목 : 올라 머물고픈 꽃정자 I·II

재료 : 정은, 금도금, 동

크기 : 90×30×6, 60×50×6 (m/m)

창덕궁 후원에는 연지를 파고 정자를 꾸미고 물을 끌어들여 자연과 더불어 휴식하며 여가를 즐기도록 건축된 관람정(觀纜亭)이 있다. 소박한 경관과 옥류천이 흐르는 한적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 속에 부채꼴(扇形平面)의 정자가 물 속에 두발을 담그고 있다. 이 작품은 특별히 지어진 부채꼴의 정자 형태에 꽃살 무늬를 얹어 정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동을 부채꼴 형태로 자르고 그 위에 꽃살무늬 주물을 살짜임하여 장식하였다. 동은 니이로 착색을하고 꽃살의 꽃만을 금도금하여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작품 15]

제목 : 꽃정자 I·II

재료 : 정은, 동

크기 : 55×60×5, 65×35×5 (m/m)

연지에 누각과 정자를 짓고 한가하고 그윽한 주변의 정경들을 즐겼던 옛사람들의 풍류와 멋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 하다. 누각과 정자의 외형은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데 이 작품은 들어올려진 지붕의 형상을 단순화시켜 표현했다. 황동을 판으로 깔고 그 위에 우물살문과 빗연모란꽃문을 주물로 살짜임하여 장식하였다. 꽃문의 꽃부분에 유화가리 착색을 하여 황동의 노란빛과 어울리도록 하였다.

[작품 16]

제목 : 꽃 띄운 정자 I·II

재료 : 정은, 동

크기 : 50×50×5, 50×50×5 (m/m)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 정원에는 크고 작은 과목들과 활엽수들이 자리를 잡아서 새싹 움트는 봄이면 신록과 꽃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것으로 족했다. 이 작품은 자연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전통적인 정원의 모습을 형상화 시켰다. 붉게 착색한 동판을 둥글린 사각과 정원으로 잘라 연지를 만들고 살짜임한 은판 위에 주물 뜬 꽃문양을 올려 연못에 띄운 꽃을 형상화하였다.

[작품 17]

제목 : 꽃치장 I· II

재료 : 정은, 동

크기 : 45×60×5, 40×70×5 (m/m)

한옥의 평면구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평면의 모양이나 크기가 기능뿐만 아니라 건축 전체의 구조, 모양, 아름다움 등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작품은 한국건축의 평면에 있어서 衁 자형, ꁁ 자형, 鑁 자형, 일(日) 자형, 월(月) 자형, 용(用) 자형 등, 어떤 글자의 모양을 딴 형태를 조합하여 형상화하였다. 형태를 단순화시켜 동판으로 모양을 자르고 빗국화꽃문과 빗연모란꽃문을 주물로 위에 얹어 치장하였다.

[작품 18]

제목 : 꽃살문

재료 : 정은, 철, 금도금

크기 : 65×70×5 (m/m)

한국 창호의 살짜임새는 중국의 그것처럼 기계적이고 딱딱한 것이 아니며, 일본처럼 날카롭고 섬약(纖弱)하지도 않다. 도톰하게 살오른 창살과 간결하면서도 소박한 정이 어린 몸새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이러한 한국 창호의 특성을 형상화시켰다. 불발기 문의 모양을 철판으로 나타내고 투각하여 창을 만들었다. 철판에는 변형된 완자창무늬를 은선으로 입사한 후 금도금한 꽃문을 장식하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투각한 창 위에는 꽃살무늬 주물을 단위문양으로 얹어 창호에 햇빛이 비칠 때 창살의 짜임새로 율동적인 그림자를 내부 공간에 투영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고 싶었다.



[작품 19]

제목 : 부용정

재료 : 정은, 도편

크기 : 85×45×6 (m/m)

창덕궁 후원의 길을 따라 모퉁이를 돌다 보면 그 때까지 보이지 않던 부용정이 문득 눈앞에 나타난다. 이미 바깥 세상과는 한참 멀어져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청운의 뜻을 품은 젊은 선비들의 도포 자락이 넘실대던 긴장감 도는 장소였다. 옛사람들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장원 급제하기 위해 면학에 힘쓰는 선비를 잉어에 비유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것을 잉어가 변해 용이 되는 것에 비유하였다. 이 작품은 부용정의 어변성룡(魚變成龍) 설화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석축에 새겨진 잉어는 순은에 조금기법으로 성형하고 파티네이션을 하여 돌의 질감을 더하게 하였다. 부용지 주변의 여러 장식을 주물 기법의 소슬금강저꽃문으로 단순화시켜 장식하였다.

[작품 20]

제목 : .....무늬 놓는다 I·II

재료 : 정은, 도편, 철

크기 : 90×50×6, 37×80×5 (m/m)

창호는 여러 가지 모양의 창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창살 위에 창호지를 붙여 빛을 여과시키기 때문에 창호에는 그 빛에 의해 창살의 선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 작품은 우리의 전통적 실내 공간에서 지각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담백한 창살을 형상화했다. 작품 I 은 소슬빗꽃살무늬를 주물기법으로 성형하여 살짜임하고 철판에 은선으로 무늬를 입사하여 각각의 창 분위기를 차별화하였다. 그 위에 창밖에 드리워진 소나무를 도편으로 형상화시켰다. 작품 II 는 소슬민꽃문을 반복문양으로 무늬를 내고 창살이 비치는 효과를 내기 위하여 공간을 두어 철판 위에 얹었다. 철판에도 무늬를 넣어 그림자 효과를 내고 꽃문양 도편으로 마무리하였다.

[작품 21]

제목 : 봉황 새긴 답도(踏道)

재료 : 정은, 금부, 철

크기 : 85×45×6 (m/m)

봉황은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탄생한 상상의 동물이다. 용. 거북. 기린과 함께 사령(四靈) 중의 하나로 몸은 닭의 머리에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꼬기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다. 키는 6척 가량이며, 몸과 날개는 오색 빛이 찬란하고 다섯 가지의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근정전 남쪽 계단의 중앙에 있는 답도에 나라의 문물 제도와 정치적 이상을 상징하는 대표적 문양으로 봉황을 새겨 넣고 태평성대를 기원했던 때를 형상화했다. 순은판에 봉황문양을 로울 프린팅으로 새기고 철판에는 은선으로 만(卍)자 문양을 입사하였다. 수막새는 정은을 유압 프레스로 성형하여 꽃문을 투각하고 금부를 붙여 장식했다. 마지막으로 구름문양을 주물로 성형하여 봉황문양판에 달아 단조로움을 피했다.